슈나이더일렉트릭-삼성SDI, 리튬전지 장착 UPS 글로벌 출시
<슈나이더 일렉트릭 관계자가 리튬 배터리를 탑재한 UPS, `갤럭시 VM`을 소개하고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이 삼성SDI와 손잡고 리튬이온배터리를 작창한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를 전세계 출시한다. UPS 전원은 납축전지가 주로 쓰여왔지만 리튬전지 가격이 빠르게 내리면서 대체 전환기를 맞았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26일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이노베이션 서밋`을 열고 리튬이온배터리를 전원으로 쓰는 삼상 UPS `갤럭시VM` 등을 발표하고 세계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전원 공급 시간이 짧은 단상급 UPS 제품에 리튬배터리를 쓴 적은 있지만 삼상 UPS로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UPS 전원으로는 납축전지가 주로 쓰였다. 슈나이더일렉트릭에 따르면 리튬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납축배터리 방식 대비 UPS 설치 공간이 3분의 1 밖에 안든다. 수명이 길어 배터리 교체 부담과 유지 비용도 줄어든다. 납, 카드뮴 같은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배터리는 삼성SDI가 공급한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이 내년 추가 출시하는 리튬배터리 3상 UPS 제품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도록 협력을 지속한다.
페드로 로브레도 슈나이더일렉트릭 지속가능 전원시스템 부사장은 “UPS 시장에서 납축전지가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리튬 배터리 방식 수요가 빠르게 늘 것”이라며 “아직 초기 도입 이용이 높지만 총소유비용(TCO)을 최대 40%까지 절약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글로벌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리튬전지가 UPS라는 신시장을 만났다. 리튬전지는 납축전지 대비 크기가 작고 수명이 길다. 확실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초기 설치비용이 많이들어 실제 적용이 드물었다. 최근 리튬 배터리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납축전지 지배구조에 균열이 생겼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리튬전지 셀 가격은 2011년 ㎾h당 500달러에서 2014년 250달러로 반락했다. 이 사이 84㎿h에 불과하던 세계 UPS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310㎿h로 늘었다. 2020년엔 리튬전지 가격이 120달러로 또다시 절반 떨어지고 수요는 6095㎿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폭발적 성장세다.
UPS시장 선도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이 포문을 열었다. 업계 최초로 삼상 UPS에 리튬배터리를 썼다. 아직은 초기 비용까지 합치면 납축전지가 낮지만 운영과정까지 포함하면 리튬 배터리 방식이 유리하다. 리튬배터리 시장조사 기관 파워테크시스템에 따르면 실제 사용용량 50㎾h급 UPS를 설치할 때 납축전지 방식은 1만5000유로, 리튬 배터리 사용 제품은 3만5000유로가 든다. 하지만 총 운영비는 리튬 배터리 방식이 절반 가량 낮다. 납축전지는 25도 이상일 때 온도가 10도 올라가면 수명이 반으로 준다. 수명이 짧고 교체가 잦다. 리튬 배터리는 온도변화에 덜 민감해 배터리 수명에 거의 변화가 없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세계 UPS 시장 규모는 약 8조원이다. UPS 시장 규모와 리튬 배터리 가격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향후 슈나이더일렉트릭과 삼성SDI 협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양사의 이해관계가 시장 흐름과 딱 맞아떨어졌다.
“글로벌 UPS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삼성 SDI와의 협력 관계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타미 레옹 슈나이더일렉트릭 동아시아 대표는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삼성SDI는 각각 UPS, 리튬 전지 시장 선두 기업”이라며 “UPS 전원으로 리튬 전지 수요가 늘면서 두 기업이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리튬전지 방식 UPS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리튬 전지 UPS는 납축 전지 방식 UPS 대비 부피가 적고 무게도 가벼워 건물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면서 “냉각 비용도 회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총 운영 기간을 감안하면 경제성에서도 앞선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고객들도 장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주문을 늘리고 있다”며 “현재 주를 이루고 있는 납축 전지 방식 UPS 시장에서 빠르게 수요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미 대표는 “한국 기업은 에너지 신산업, IT 분야 기술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빠르게 변하는 에너지 시장에서 다양한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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