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배출권 거래 현실화 요구
365일 무중단 운영 온실가스 20% 저감은 ''무리''
데이터센터 업계가 줄기차게 현실화를 요구해 왔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대해 정부에 공식적으로 개선안을 건의한다.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인 만큼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4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이르면 내달 친환경적 데이터센터에 한해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조정하거나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데이터센터 산업육성의 근거가 마련됐는데, 이번 개선안을 관철해 산업발전 전략 수립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월부터 시행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서 할당량을 부여받은 데이터센터는 삼성SDS 수원ICT센터, LG CNS 상암IT센터, 현대정보기술 용인 센터 등 세 군데다. 이들은 연간 3만5000톤에서 4만5000톤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데, 올해 이 수치의 20% 이상 감축 할당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365일 24시간 무중단 운영을 기본으로 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배출량 할당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꾸준히 개선을 요구했다. 실질적으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곳은 항온·항습 등 공조시설이 전부인데, 이 부문을 개선하더라도 늘어나는 서버 때문에 당장 온실가스 20% 저감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이에 IT서비스산업협회는 영국의 사례를 활용해 현실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영국 역시 데이터센터에 탄소세(환경부담금)를 적용하고 있지만, 2020년까지 에너지효율지수(PUE) 15% 개선 등 그린화 요건을 충족하면 탄소세 90%를 감면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현재 시행하고 있는 그린데이터센터 인증 등 에너지 효율 기준을 통과할 경우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영국은 데이터센터를 디지털 경제활동의 필수산업으로 지정해 에너지 효율 조건을 만족할 경우 환경 부담금을 감면해 주고 있다"며 "우리도 이 사례를 적극 활용해 업계에서 요구하는 배출권 현실화 요구를 미래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선 데이터센터가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배출권 거래 대상 업종으로 지정된 다른 산업군과 형평성을 고려할 때 지원책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많은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을 강행한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업계가 단독으로 지원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전력소모가 더욱 심한 철강, 조선 등의 산업이 결코 데이터센터 산업보다 규모가 작지 않기 때문에 정당성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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